Perfect Days

영화|2024. 10. 12. 13:39

야쿠쇼 코지 주연의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는 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 라는 물음으로 시작해서 제발 그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끝나는 영화다.

주인공은 '도쿄토일렛'이라는 회사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혼자 사는 사람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한 번 보며 미소를 짓고, 양치를 하고 현관에서 물건을 소지품을 챙겨 집을 나선다.

집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뽑고 청소차에 올라 카세트 테이프으로 음악을 들으며 출근을 한다.

The Animals의 'House of the Rising Sun' 와 영화제목과 같은 Lou Reed의 'Perfect Day' 도 들을 수 있다. 

음악 듣는 재미도 쏠쏠하며, 영화 속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도쿄의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챙겨나온 필름카메라로 나무를 찍는다.

목욕탕에 가서 청소로 더러워진 몸을 씻고 단골 식당에 가서 얼음물을 한잔 마시고 음식을 기다린다. 

책을 읽으며 잠이 들고 또 아침이 온다.

그 어떤 디지털도 관여하지 않는 그의 일상을 우리는 이제 익숙하지도 않는 4:3 비율의 화면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영화의 내용은 이것이 전부다.)


 


그의 방 한켠에는 년도와 월이 적힌 상자들로 가득하다. 그가 매일 점심을 먹으며 필름카메라로 찍어뒀던 사진들로 채워진 그 상자에서 주인공인 그가 얼마나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그 반복된 생활. 즉 루틴을 지켜내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반복된 삶과 일상을 지루해 한다.

그 소중함을 잘아는 사람은 드물다.

반복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는 나이가 된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이다.

일렁이는 햇살과 나무 그 틈에서 미소 짓던 야큐쇼 코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미소지으며 또 하루를 보내고 잠드는 주인공처럼 당신의 일상도 나의 일상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완벽한 날을 보낼 수 있다. 

 

그 어떤 부침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활을 지켜나가고 삶을 보호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생활이라고 해도 그 삶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영화 속 과묵한 입과 따뜻한 햇살을 보는 그의 눈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일렁인다.

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하라아먀'를 보면 된다. 

무너지지 않는 일상을 지킨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른 모든 순간과 비슷하게 보이는 단 하나의 순간들로 일렁이는 온전한 나날들.  - 이동진

 

 


사족.

원래는 도쿄올림픽 때문에 만들어진 도쿄의 예쁜 공중화장실 홍보로 시작된 다큐멘터리로 기획되었다가 아예 장편 영화로 바꿨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도쿄의 아름다운 화장실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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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스몰토크/수다|2024. 10. 11. 10:27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수상된 그녀의 소식으로 뉴스는 떠들썩 하다.

평소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한국에서 노벨상? 이라는 반응일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받을만 하지.' 하며 그녀의 책을 다시 꺼내 읽어 볼것이다.

 

한국은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의 소설을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제 유명해졌으니, 부디 그녀의 글이 많이 읽히길 바란다.

 

 

한강의 글을 읽을 때 마다  다른 작가들보다 압도적으로 글을 쓴다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 생각이 맞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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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개정)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2024.01)

「보건의료데이터+활용+가이드라인」+(2024.01.).pdf
2.33MB

 

붙임2.+보도참고자료_주요+개정내용+및+QA.pdf
0.6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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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면서 알게 되는 것들 - 11

한 아이가 쉬는 시간에 열심히 숙제를 한다.

옆에 있는 다른 과친구에게 물어도 보지만 뭔가 찾기가 어려운 것인지 어두운 얼굴로 화면만 쳐다본다.

지나가다 스윽하고 봤는데 의료기관과 관련된 현황을 조사하고 관련 데이터에 대한 것을 서술하는 숙제인 듯 했다.

아이에게 좀 도와줄까 했더니 끄덕인다.

검색 포털을 열심히 한 흔적의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쉬운 세상이구나. 작은 검색 창에 알고 싶은 무언가를 넣으면 찾아주는 세상.

컴퓨터를 전공하고 그것으로 밥먹고 살고 있지만, 한번도 컴퓨터를 신뢰하거나 좋아해 본적이 없는 나는 여전히 낯설다.

나의 학생때는 인터넷이 없었으니 당연히 무언가를 알고 싶으면 학교 도서관 부터 갔다.

눅눅하고 어둑한 책 틈 사이에서 쪽지에 적어놓은 청구기호와 저자 이름을 책과 비교하면서 찾아야 했다.

두꺼운 책에서 내가 찾는 정보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덕분에 쓸데 없는 자료도 보게 되고 의외의 정보도 알게 되는 기쁨도 누렸다.

아마도 '대구의 공공의료기관 현황' 에 대한 숙제를 낸 교수는 단번에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내어 배껴 적기만 하는 것을 원치는 않았을 것이다.

초롱거리는 아이에게 나는 '공공데이터 포털'이나 '보건복지부' 의 정보공개 자료에 있을 것이니 그곳의 최신 자료를 확인하고 취합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해주었지만 이해를 못한다.

빠른 시간에 답만 적어내면 그만인 우리 교육이 학생들을 이렇게 연습시킨 것이다.

직접 찾아내서 스프레드 시트로 만들어 보여주고는 이제 너가 해봐 했더니 그제야 내가 잡은 마우스를 낚아 채 간다.

노하우(Know-how)보다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해졌다고 하지만 깊은 사려 없이 쉽게 얻어진 지식이란게 무슨 소용일까 싶다.

내가 그 시절 도서관에서 바보같은 고생과 시간을 써가며 찾아낸 것들은 쉽게 잊혀 지지 않았다.

대신에 클릭 몇번으로 찾아낸 것들은 그저 소비하고 마는 활자에 불과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렇다고 예전이 좋아다거나 그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쉽게 얻어진 것은 쉽게 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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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화 보건행정] 04. 관계형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베이스 설계

카테고리 없음|2024. 9. 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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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와 90년대

음악|2024. 9. 19. 15:27

그러니까. 이제는 70대 중반을 훨씬 넘긴 우리아버지가 첫 차를 산 그날이었다. 

내동생이 자던 시간, 아버지는 문득 '차 타고 바람쏘이러 나가볼래?' 라고 말씀하셨다.

차 안에는 라디오 기능이 있는 카세트 테이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는세대가 분명 많은테다.) 데크가 있었는데 내 용돈으로 산 조지마이클 1집을 데크에 넣고 어느 길인지도 모르는 도로를 달리며 'One more try'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너도 음악을 듣느냐' 며 아버지는 나에게 마이클 잭슨의 'Bad' 앨범을 사주었다.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내 아비한테서 선물로 받은 무언가였다.

추석 명절 간절곶에 잠시 다녀와 돌아 오던 날 평소 즐겨 듣는 라디오에서 조지마이클의 'One more try'가 흘러 나와 그날이 떠오른 것이다. 

 

 

 

 

딱히 가요를 듣기가 어려웠던 어린날에 (조용필과 구창모는 식상했으니까.) 피터 세츄라의 목소리를 좋아했고, 세련된 조지마이클을 내내 사랑했다. 마이클 잭슨과 휘트니 휴스턴은 말해 뭐하겠는가.

여기까지 읽고 내내 무릎을 치며, 나도 그랬지 하는 사람은 아마 나와 동년배일테고, 그렇지 않고 무슨 소리야 하면 아마도 어린 친구일 것이다.

스포티파이를 켜고, 80이라는 숫자를 쳐 본다. 80년대와 90년의 팝은 정말 전성기였던 것 같다. 

그 시대를 관통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다. 

문화적으로 풍족한 세월이란 것이 그 얼마나 축복인가.

그 풍족함과 음악이라는 힘으로 가난한 마음없이 어려운 세월을 잘 견뎌낸 것 같기도 하다. 

시절의 모든 음악은 소비하는 것이 아닌 경험과 추억이 되었음 한다.

 

https://open.spotify.com/track/6HMvJcdw6qLsyV1b5x29sa?si=7905bc26bf8a4a37

 

Hello

Lionel Richie · Song · 1983

open.spotify.com

 

https://open.spotify.com/track/5932kbyNt445gDTT2chRUS?si=e020274ef9014f14

 

One More Try - Remastered

George Michael · Song · 1987

open.spotif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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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와 품위

스몰토크/수다|2024. 8. 29. 11:01

그래. 

분명 요즘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조예는 큐레이션으로 대체되었고 품위는 정의조차 모호하다.

조예는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경험을 축적할 여유가 없고, 관심이 없으면 의미가 사라진다. 

 

아이들에게 조예를 기르라고 말해준다.

문해력 상실의 시대라 '조예'라는 뜻을 모르는 아이가 다수다.

가볍게 즐기면 그만이지 그렇게 까지 알아야 해요?

라고 한다면 할 말 없다.

하지만 조예를 기른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풍요로운 삶의 전제 조건 중 하나는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어야 한다.

전문성은 이미 AI가 있으니 다양성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이지, 컴퓨터의 프로그램이나 실행 프로세스가 아니다.)

불행한 인생을 가진 사람은 자신보다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주변에 꼭 그런 사람있다.)

자신의 삶을 성숙시키고 가지고 있는 지식을 지혜와 경험으로 치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예의와 겸손으로 감싸고 자신의 태도로 만들 수 있으면 품위가 된다.

 

삶의 풍요로움은 잡다한 것을 이것 저것 많이 해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험이라는 얄팍한 속임에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어른들은 이것 저것 많이 해보라고 말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란 것이 생각처럼 많지도 않을 뿐더러, 실패를 용인해주는 환경이라는 것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다. 

해보는 것이라도 의미있게 해야 하고 비록 실패한 것이라도 무언가를 얻어야 하며 어제보다 좀 더 깊은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언제나 나에게 시간은 유한하며 내가 얻는 경험과 지식이 정말 나에게 유익한가를 순간마다 고민해야 한다. 

경험은 다만 세월의 축적은 아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쉬 가벼워서도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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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 김훈

책/에세이|2024. 8. 10. 12:36

문화적으로 어른이라고 불릴만 한 사람이 두 분 계시는데, 한 분은 얼마전 돌아가신 김민기씨이고, 또 한분은 김훈 작가인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시대를 살아내면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두 사람은 딱 그런 사람이다.

오랜만에 나온 김훈작가의 '허송세월'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서슬 퍼렇고 날카로운 그의 문장은 이 책에서 힘이 빠진다.

힘을 뺀다고 고수가 하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날이 선 고수이며 힘을 뺀 문장 안에서도 날카로움은 잃지 않는다.

나이든 남자의 산문이라고 해서 세월의 무상함이나 쓰고 있는 글은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을 빛과 볕으로 가득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더운 여름 그의 글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숙연해 하기도 한다. 

인쇄된 책에서도 마치 원고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가 부디 오래동안 연필을 쥐고 원고지에 글을 써내려가길 소원한다.

 

 

 

http://aladin.kr/p/TR5yM

 

허송세월

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훈. 그가 《연필로 쓰기》 이후 5년 만에 독자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산문으로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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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S-P 인증제도 안내서 (2024.07) 개정 및 간편인증 기준

정보보안/ISMS-P|2024. 8. 10. 12:29

ISMS-P 인증제도 안내서 개정본입니다.

 

관련 법령 개정 사항 반영

    - 제도 변경사항 반영(신규 심사기관 및 인증 유형 등)

    - 일부 오탈자 수정

※ 간편인증에 대한 사항은 명시되지 않음 (아래 별도 첨부)

 

 

ISMS-P 인증제도 안내서(2024.07).pdf
7.89MB

 

 

  ISMS-P 인증의 특례 시행에 따른 간편인증 세부점검항목

     1) (7의2) 대상 : 소기업, 정보통신서비스 부문 매출액 300억 미만의 중기업

(7의2)ISMS-P_인증기준_세부점검항목.xlsx
0.04MB

     

    2) (7의3) 대상 : 주요 정보통신서비를 보유하지 않은 정보통신서비스 부문 매출액 300억 이상의 중기업

(7의3)ISMS-P_인증기준_세부점검항목.xlsx
0.04MB

 

출처 : https://isms.kisa.or.kr/main/ispims/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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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 인증기준 개정 안내 (2024.07.24)

2024. 7. 24부 보안성 인증기준(S014)가 개정됨에 따라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기준 2020(v1.3)이 시행됩니다.

 

*개정사유
 : 「전자의무기록의 관리·보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에 관한 기준」 고시 일부 개정에 따른 전자의무기록시스템 보안성 인증기준(S014) 개정

 

붙임1 (신구대비표 및 전문)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 인증기준 2020(v1.3).pdf
0.27MB
붙임2 (도식도)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 인증기준 2020(v1.3).pdf
2.30MB

 

 

 

출처: https://emrcert.mohw.go.kr/board.es?mid=a10601000000&bid=0003&list_no=1031&act=view

 

EMR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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