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와 품위
그래.
분명 요즘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조예는 큐레이션으로 대체되었고 품위는 정의조차 모호하다.
조예는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경험을 축적할 여유가 없고, 관심이 없으면 의미가 사라진다.
아이들에게 조예를 기르라고 말해준다.
문해력 상실의 시대라 '조예'라는 뜻을 모르는 아이가 다수다.
가볍게 즐기면 그만이지 그렇게 까지 알아야 해요?
라고 한다면 할 말 없다.
하지만 조예를 기른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풍요로운 삶의 전제 조건 중 하나는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어야 한다.
전문성은 이미 AI가 있으니 다양성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이지, 컴퓨터의 프로그램이나 실행 프로세스가 아니다.)
불행한 인생을 가진 사람은 자신보다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주변에 꼭 그런 사람있다.)
자신의 삶을 성숙시키고 가지고 있는 지식을 지혜와 경험으로 치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예의와 겸손으로 감싸고 자신의 태도로 만들 수 있으면 품위가 된다.
삶의 풍요로움은 잡다한 것을 이것 저것 많이 해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험이라는 얄팍한 속임에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어른들은 이것 저것 많이 해보라고 말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란 것이 생각처럼 많지도 않을 뿐더러, 실패를 용인해주는 환경이라는 것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다.
해보는 것이라도 의미있게 해야 하고 비록 실패한 것이라도 무언가를 얻어야 하며 어제보다 좀 더 깊은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언제나 나에게 시간은 유한하며 내가 얻는 경험과 지식이 정말 나에게 유익한가를 순간마다 고민해야 한다.
경험은 다만 세월의 축적은 아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쉬 가벼워서도 안되겠다.
'스몰토크 >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You've got mail. (0) | 2024.11.10 |
---|---|
한강 (1) | 2024.10.11 |
김민기 (1) | 2024.07.23 |
괜찮아 지는 일 (2) | 2024.05.27 |
클래식 음악 듣기 (0) | 202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