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와 90년대

음악|2024. 9. 19. 15:27

그러니까. 이제는 70대 중반을 훨씬 넘긴 우리아버지가 첫 차를 산 그날이었다. 

내동생이 자던 시간, 아버지는 문득 '차 타고 바람쏘이러 나가볼래?' 라고 말씀하셨다.

차 안에는 라디오 기능이 있는 카세트 테이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는세대가 분명 많은테다.) 데크가 있었는데 내 용돈으로 산 조지마이클 1집을 데크에 넣고 어느 길인지도 모르는 도로를 달리며 'One more try'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너도 음악을 듣느냐' 며 아버지는 나에게 마이클 잭슨의 'Bad' 앨범을 사주었다.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내 아비한테서 선물로 받은 무언가였다.

추석 명절 간절곶에 잠시 다녀와 돌아 오던 날 평소 즐겨 듣는 라디오에서 조지마이클의 'One more try'가 흘러 나와 그날이 떠오른 것이다. 

 

 

 

 

딱히 가요를 듣기가 어려웠던 어린날에 (조용필과 구창모는 식상했으니까.) 피터 세츄라의 목소리를 좋아했고, 세련된 조지마이클을 내내 사랑했다. 마이클 잭슨과 휘트니 휴스턴은 말해 뭐하겠는가.

여기까지 읽고 내내 무릎을 치며, 나도 그랬지 하는 사람은 아마 나와 동년배일테고, 그렇지 않고 무슨 소리야 하면 아마도 어린 친구일 것이다.

스포티파이를 켜고, 80이라는 숫자를 쳐 본다. 80년대와 90년의 팝은 정말 전성기였던 것 같다. 

그 시대를 관통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다. 

문화적으로 풍족한 세월이란 것이 그 얼마나 축복인가.

그 풍족함과 음악이라는 힘으로 가난한 마음없이 어려운 세월을 잘 견뎌낸 것 같기도 하다. 

시절의 모든 음악은 소비하는 것이 아닌 경험과 추억이 되었음 한다.

 

https://open.spotify.com/track/6HMvJcdw6qLsyV1b5x29sa?si=7905bc26bf8a4a37

 

Hello

Lionel Richie · Song ·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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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pen.spotify.com/track/5932kbyNt445gDTT2chRUS?si=e020274ef9014f14

 

One More Try - Remastered

George Michael · Song ·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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