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에 해당하는 글 2

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

책/에세이|2025. 5. 30. 09:26

정갈한 삶은 사는 것이 나름의 인생 지향점이라서 붐비는 책상과 책꽂이를 수시로 정리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꼭 아껴두는 책은 놔두는 편인데 어쩐 일인지 '아침의 피아노' 라는 책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어딘가에 쓸려 중고서점으로 간 것이 분명하다.

어리석은 동물.

다시 구매하려고 인터넷을 기웃거리니 절판되고 없다.

이렇게 좋은 책을 절판하다니 어리석은 출판사구나.

중고로 팔아 넘긴 책을 중고로 다시 사고야 마는 나는 그들보다 더 어리석다.

 

그의 글은 정갈하고 아름답지만 처연하지 않다.

그가 죽기 전까지 쓴 글이라고 감안하고 읽더라도 그러하다.

슬프지만 처연하지 않고, 받아들인 현실이라도 동정을 구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그에게 배울 점이다.

 

 

 

 

'꽃들이  시들 때를 근심한다면, 이토록 철없이 만개할 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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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의 기록 - 김진영

책/에세이|2025. 3. 5. 11:43

철학자 김진영의 일기글이다.

사실 두 번 읽은 책이다.

집에 두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 다시 읽기로 한다.

첫 문장부터 나를 흔든 그의 글.

"눈이 내리면서 가르쳐주는 것. 고요히 사라지는 법. 모든 것들을 고요하게 만들면서."

 

그는 강의를 하면서 수다에 가까웠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나도 가끔 강의를 하러 간다.

나름 열심히 하고 나온 날에 돌이켜 보면 지식으로 포장된 수다에 가까운 강의.

정갈하지도 담백하지도 체계도 없다.

그들에게 미안하다.

 

그의 일기는 모아져 책이 되었지만, 나의 일기는 여기저기 흩어져 가루가 되어 기록될 뿐 모아지지 않는다.

부럽지만, 괜찮다.

그가 죽고 없는 날들에 몰래 '아침의 피아노'를 읽으면서 그의 글은 참으로 정갈하구나 싶었다.

고운 선을 가지고 있지만, 영원히 펴지지 않은 것 같은 단단한 수묵화의 '난' 을 보는 것 같았다.

 

책 표지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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