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면서 알게 되는 것들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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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서 신청한 도서가 입고되었다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전공서적 같은 경우는 구매를 해서 사서 보는 편인지만,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것들은 빌려보는 편이다.

학교 도서관의 경우, 원하는 도서를 신청하면 2-3주 안에는 사다 놓고 연락을 준다.

책을 가지러 도서관에 가면 열람실에 학생이 조금 있을 뿐 책을 많이 빌려 보는 것 같지는 않는 듯 했다.

아무래도 콘텐츠가 무한정 나오는 시대에 고리타분은 종이책을 누가 읽으랴 싶기도 하지만, 아쉽기는 하다.

강의 말미에는 꼭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학생들에게 당부를 한다.

모든 인생을 다 살아볼 수 없고, 남의 경험과 이야기를 충분히 읽고 살아야 나의 인생이 풍요로워 지고 혜안이 부족해 지지 않는 다고 말이다. 

별로 듣는 것 같지는 않는다. 

책을 중요성을 알기에는 그들은 아직 젊은 것일까.

고리타분한 선생이다.

 

놀아도 도서관에서 놀았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학생 식당에서 이른 아침밥을 먹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가 몇 장을 읽고 엎드려 자고 그러기를 반복했지만 그럼에도 책을 가까이 했던 것 같다. 

도서관 그 특유의 눅눅한 책 냄새도 좋았던 것 같다. (확실히 후각의 기억은 오래 남는 법이다.)

물론 내용이야 생각도 아니나고 무얼 읽었는지 기억에도 없지만 활자(text) 를 읽어내고 문맥(context)를 파악해 내는 능력은 길러내길 원했던 같다. 그리고 나쁜 글을 걸러내는 나름의 방법도 터득하긴 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것이 더 중요하다.)

 

천쓰홍의 '귀신의 땅' 이라는 소설과 몇 권을 책을 부탁했는데, 책을 담기 위해 가져간 가방이 풍성하다.

어떤 학생도 읽어볼 것 같지 않는 소설을 이렇게 도서관에 사다놓기를 부탁해 놓으면, 언젠가 우연히라도 읽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튼 나는 죽기 전에 책을 만권 쯤 읽고 싶다.

 

다음 강의 때는 너의 독서가 궁금하다라고 말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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