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

책/기타|2024. 6. 28. 10:47

한길사의 창립인 '김언호'의 책이다.

책에 인생을 걸고 사는 사람의 도서관과 서점이야기가 듬뿍 담겨져 있다. 

책을 펼치면 서점 냄새가 날 것 같다. 

그의 책사랑은 결국 서점과 도서관으로 향한다.

나도 첨부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서점이 좋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있음에도 그 침묵이 좋았다.

서가에 서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바른 인생을 사는 듯 보였다. 

신중하게 읽고 고르고 책값을 지불하는 사람들. 

또렷한 눈으로 책을 넘기며 알듯 모를 듯 한 그 옆모습도 좋다. 

단편의 쾌락이 얼마나 많은 데 삶인데, 그들은 길고 느린 활자를 선택하고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일까. 

심심해서. 어떤 책이 있는 지 궁금해서.  답답한 인생의 길잡이가 필요해서.  활자중독자라서. 그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서점에 간다. 

 

서점에 간다라는 말이 이젠 낭만처럼 들리기도 한다.

16살때 처음으로 동네 서점에 갔다. (문방구가 아니라 서점이다)

묵직한 책이 내 손에 들려져 있을 때 그곳의 모든 지식이 내 머리속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는 허망한 생각도 했었다.

첫 월급을 탓을 때 남들은 부모님 내복을 사다준다지만, 불효를 밥먹듯이 하는 나는 교보문고에 가서 책과 음반을 100만원치 샀다. 나의 첫 사치인 셈이다.

그렇게 서점에 가고 책을 사고 음악을 듣는 것으로 청춘의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도 그것은 유효하다. 

인생 사는 법을 전혀 모르는 내가 아직 잘 살아내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서점에서 서성거린 많은 시간과 그 만큼 읽어낸 글에서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서점이야 말로 천국이다. 
언제나 열려 있어 온갖 영혼의 책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책을 위한 책의 공간이다.
도서관보다 더 열려 있는 책의 숲, 지식과 지혜의 자유 공간이다.
서점에는 없는 것이 없다. 동서고금의 현인들이 이야기 해준다.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묻고 대답해주는 책들이 있다. 
거장들의 예술을 만날 수 있다.  돈 벌고 쓰는 방법도 있다.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 생각은 안 된다는 법이 없다. 도그마가 없다. 우상도 없다. 자유로운 사유의 공간이다. 

 

 

김언호의 책과 서점 사랑은 나와 같은 범인과는 다르다.

책을 좋아한다고 우리는 출판사를 차리거나 외국의 유명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서성거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를 뒤를 따라 다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나도 저기 한 번 가볼까 하는 호기심도 일으킨다.

아름다운 도서관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한 도시의 문화적 품격은 거리마다 문을 여는 서점들의 존재이다.
서점이란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한밤의 별빛 같은 것이다. 

 

 

 

http://aladin.kr/p/3Wrf3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

서점은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한밤의 별빛이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그리고 책의 영혼을 파는 서점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김언호가 들려주는 서점 미학을 담은 책이다.

www.aladin.co.kr

 

 

사족.

교보문고 가는 것을 좋아해서 그곳에서 사용하는 방향제를 사서 집에 두었다는 사람을 알고 있다. 나도 검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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