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섬세함 - 이석원
아마도 올해 읽는 마지막 책일 것 같다. 12월에 읽을 책은 고민 끝에 고른다.
11월까지 읽은 책들은 아마도 기억에 없을 것 같다가도, 12월에 읽은 책은 기억에 남는다. 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석원의 새 책을 읽기로 했다. 그의 책을 손에 들때면, 이 양반은 책 제목을 참 잘 지어 내는구나 싶다.
'어떤 섬세함'
이석원이라는 사람은 '언니네 이발관' 이라는 밴드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나는 그의 글만 좋아한다.
책에서 어릴적 비교적 간단했던 행복의 조건을 지녔던 우리가, 어쩌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고, 왜 그리 작은 침범에도 무너지고 마는 허약한 사람이 된 것인지, 왜 우리는 자주 불안한지.. 그래서 우리가 진정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한다.
나 또한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사는 사람이다.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지금의 삶이 여전히 유지될 수 있을 지, 어느 순간 아주 작은 돌에 의해 와장창 깨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등등에 대해.
누구다 다 그렇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누구다 다 그렇다고 나의 공포와 불안이 줄어들거나 없어지지는 않는 법이다.
나름의 공포와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고 일을 많이 하지 않을려고 한다.
게으름을 포장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나의 하루는 여전히 바쁘다.인생 전반으로는 나태하게 살고 싶고, 하루는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글쓴이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가수라는 알려진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 불안과 공포를 주고 사람을 두려워하여 앞에 나서지 않는 것 같다. 지극히 단순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그의 그런 성격과 섬세함이 꾸준히 글을 쓰게 하고 책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에는 시종 자신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와 섬세함으로 발현된 불안과 그에 따른 쉰 한살 된 남자의 대응을 이야기 한다.
노부부 이야기로 서문을 여는 책은 반복적이지만 무너지지 않을 틀과 같은 일상과 누구든 가지고 있을법한 어떤 섬세함이 오히려 타인이 느끼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는 것을 알고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 불안없이 평안한 삶이 아니라, 섬세한 불안을 잘 극복하는 사람이 되었음 한다.
자주 그의 글을 읽고 싶다면 블로그에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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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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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섬세함 / 위즈덤 하우스 (17,500원) , 이석원
어떤 섬세함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솔직하고 담백한 자신만의 언어로 꾸준히 기록해 온 이석원 에세이. 이 책에서 작가의 시선은 끊임없이 외부로 향한다. 서로를 미워하기 바쁜 요즘이기에 타인을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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