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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madland22024.12.02
  2. Perfect Days72024.10.12

Nomadland

영화|2024. 12. 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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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주소조차 없어져 버린 마을을 뒤로 한채 캠핑카에 머물며 유랑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집이 없는 사람.

누군가가 도와려고 하자, 머무르는 공간이 없는 것이지 집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거절한다.

그래. Homeless와 Houseless는 엄연히 다른 것이지.

영화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을 동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내내 그들을 따라가기만 하고 설명도 없다.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영화이다.

상실감을 회복하면서 지금을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노마드인 '펀'은 영화에서 두 번 떠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지, 두 번째야 비로소 스스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택하게 된다.

우리는 정주하는 삶인지, 떠나는 삶인지에 대해 영화를 보면서 숙고하게 된다.

 

 

 

 

너무나 좋아하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피아노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Ludovico Einaudi / Oltremare 

https://open.spotify.com/track/7abUIdHn2uNnR75HP4BVFm?si=c0ce2c659276437c

 

Oltremare

Ludovico Einaudi · Divenire (Deluxe Edition) · Song · 2006

open.spotif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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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 Days

영화|2024. 10. 1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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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쇼 코지 주연의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는 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 라는 물음으로 시작해서 제발 그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끝나는 영화다.

주인공은 '도쿄토일렛'이라는 회사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혼자 사는 사람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한 번 보며 미소를 짓고, 양치를 하고 현관에서 물건을 소지품을 챙겨 집을 나선다.

집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뽑고 청소차에 올라 카세트 테이프으로 음악을 들으며 출근을 한다.

The Animals의 'House of the Rising Sun' 와 영화제목과 같은 Lou Reed의 'Perfect Day' 도 들을 수 있다. 

음악 듣는 재미도 쏠쏠하며, 영화 속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도쿄의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챙겨나온 필름카메라로 나무를 찍는다.

목욕탕에 가서 청소로 더러워진 몸을 씻고 단골 식당에 가서 얼음물을 한잔 마시고 음식을 기다린다. 

책을 읽으며 잠이 들고 또 아침이 온다.

그 어떤 디지털도 관여하지 않는 그의 일상을 우리는 이제 익숙하지도 않는 4:3 비율의 화면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영화의 내용은 이것이 전부다.)


 


그의 방 한켠에는 년도와 월이 적힌 상자들로 가득하다. 그가 매일 점심을 먹으며 필름카메라로 찍어뒀던 사진들로 채워진 그 상자에서 주인공인 그가 얼마나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그 반복된 생활. 즉 루틴을 지켜내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반복된 삶과 일상을 지루해 한다.

그 소중함을 잘아는 사람은 드물다.

반복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는 나이가 된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이다.

일렁이는 햇살과 나무 그 틈에서 미소 짓던 야큐쇼 코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미소지으며 또 하루를 보내고 잠드는 주인공처럼 당신의 일상도 나의 일상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완벽한 날을 보낼 수 있다. 

 

그 어떤 부침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활을 지켜나가고 삶을 보호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생활이라고 해도 그 삶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영화 속 과묵한 입과 따뜻한 햇살을 보는 그의 눈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일렁인다.

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하라아먀'를 보면 된다. 

무너지지 않는 일상을 지킨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른 모든 순간과 비슷하게 보이는 단 하나의 순간들로 일렁이는 온전한 나날들.  - 이동진

 

 


사족.

원래는 도쿄올림픽 때문에 만들어진 도쿄의 예쁜 공중화장실 홍보로 시작된 다큐멘터리로 기획되었다가 아예 장편 영화로 바꿨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도쿄의 아름다운 화장실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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