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피부 - 이현아
책/에세이2022. 11. 10. 10:00
글을 쓰고 싶은 날이 있고, 그림을 보고 싶은 날이 있다.
가을에는 편지를 써야 한다지만, 나는 가을에는 그림을 보고 싶어 한다.
따뜻한 마음을 그린 것이거나, 헛헛함을 그린 것이나 상관없이 보는 이가 알아서 이해하고 감정을 불러내도록 해주는 그림이 좋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사적이다.
소설이 감정과 이야기를 여러 페이지에 늘어 놓았다면,
그림은 오직 한 페이지로 모든 것을 말한다.
가을에는 짧은 이야기가 좋다.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아껴두는 어떤날의 누군가처럼.


이현아의 글을 그 깊이가 깊다거나, 훌륭한 문장을 보여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이 괜찮아 보이는 것은 '글빨' 을 자랑하기 위해 수식어를 늘어놓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채도가 높은 글이 아니라 명도가 높은 글이다.
어린시절 이야기로부터 그 일로 인해 사적인 감정을 품은 그림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도 좋다.
여름의 피부
이현아 작가의 첫 책. 유년과 여름, 우울과 고독에 관한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푸른 그림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에디터로 일하며 써 내려간 그림일기에서 자신이 모으는 그림들이 유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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