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다방기행문 - 유성용
문화/좋았던 책2026. 6. 12. 10:48
15년전 쯤.
인연이 아닌 사람과 헤어지고 책을 참으로 많이 읽고 모으고 했었다.
그 중 읽은 책도 있고 손도 대지 않은 책도 있다.
나중에 10년, 15년이 지나 나이가 더 들어서 읽어보면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구매한 것도 많다.
그래서 15년 쯤 지난 책을 꺼내 읽기로 한다.
다방기행문.
스쿠터 한대를 몰고 전국의 다방을 찾아 다니는 남자의 이야기다.
다방.
이제는 찾기도 힘들겠지만, 나도 처음 직장에 들어갈 때 간단한 면접을 다방에서 본 기억이 있다.
유성용이라는 생활여행자의 글을 나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의 글에는 먼지 냄새가 난다.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바람에 얼굴에 잔뜩 끼는 먼지와 바람 냄새 같은 거.
책이 나온 때의 글쓴이의 나이보다 이제 내가 나이가 많아졌다.
인생의 맛을 조금 더 보고 난 뒤에 다시 읽어보는 책이라 조금은 다르게 읽힌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나.
읽다보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길위에 선 그 마음이.
김이 뿌옇게 서려서 고글을 걷어 올리고 달리면 남부끄럽다.
시속 60킬로미터가 넘으면 눈물이 질질 난다.
엑셀을 더욱 당겨 시속 100킬로미터 언저리에 이르면 눈물이 마른다.
말하자면 눈물은 그 사이에만 기생하는 무엇 같다.
눈물의 생존 속도는 60과 100사이다.
마음과 아무런 상관 없이 흐르는 것들과 속도를 견주며, 바짝 마른 억새들이 잔뜩 엉켜 있는 '괴강' 을 따라 한참을 달렸다.



책은 절판되어 더이상 구할 수는 없다.
중고는 아마 구할 수 있겠지.
다방기행문 | 유성용 | 책읽는 수요일 | 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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