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한강
책/소설2023. 2. 16. 09:36
1980년 5월 광주에서 신군부가 평범한 시민과 아이들을 학살 했다면, 2022년10월은 무기만 들지 않은 검찰정권이 꽃과 같은 예쁜 아이들을 방치하여 학살했다고 생각한다.
그 꽃 같은 이들은 그냥 친구를 따라 예쁜 옷을 입고 갑갑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혹은 그들만의 단 하루 축제를 즐기고자 이태원으로 갔을 것이다.
당연히 정부는 그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도록 이쪽과 저쪽에서 통제하고 안내했어야 했다.
그 어떤 사연을 또 알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어 더이상 뉴스를 보지 못한다.
안온하게 단풍을 구경하면서 정작 단풍보다 예쁜 색을 갖고 있는 그들이 죽는 것을 화면과 뉴스로 마주하는 오늘과 현실이 고통스럽다.
뉴스를 덮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가 다시 생각이 났다.
내 눈에는 지금의 정부와 어른들이 보이지 않는 탱크로 좁은 골목길 틈의 아이들을 밀어버려 죽인 것처럼 느껴졌다.
목이 길고 옷이 얇은 소년이 무덤 사이 눈 덮인 길을 걷고 있다.
소년이 앞서 나아가는 대로 나는 따라 걷는다.
도심과 달리 이곳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얼어 있던 눈 더미가 하늘색 체육복 바지를 밑단을 적시며 소년의 발목에 스민다.
그는 차가워하며 문득 고개를 돌린다
나를 향해 눈으로 웃는다.
<한강, 소년이 온다 에필로그> 중에서
나는 어른으로써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 참혹함과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청춘들을 죽게끔 방치한 이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루기를 바란다.
소년이 온다.
출판사, 창비
저자,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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