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내고 싶다.
스몰토크/수다2023. 2. 15. 16:54
믿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는 백가흠의 말처럼, 난 당신을 믿고 있었다. 사랑이라고 말 하였다.
드러나는 현실이 아니라 감추어진 미래라 하더라도 그 사랑을, 그 눈빛을, 그 연민을 다 믿고 싶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가고 누군가가 나에게 사랑을 믿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어버렸다.
바보 같은 질문 이어서가 아니라 이 나이의 나 조차도 아직까지 선명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나는 서로에게 고단한 사랑이었다.
지나고 보면 당신은 어른이었고, 나만 아이였다.
가까이서 보면 나는 슬펐고,
멀리서 보면 당신은 외로웠다.
사랑과 당신을 동일하게 본 것이 문제였다.
사랑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떤 이가 나에게 만나고 있는 사람이 참으로 좋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살아 내고 싶다고 했다.
같이 살고 싶다가 아니라, 살아 내고 싶다니.
한동안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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