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시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 김경미
고홍석
2023. 4. 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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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듣는 라디오가 있다.
그 라디오에서는 아침마다 시를 읽어 주었다.
하루 한편의 시라니.
하나의 단어도 떠올리기 힘든 나에게
매일 읽어주는 시는
영감과 살아낼 의지를 깨우쳐 준다.
시인의 이름이 궁금했다.
그녀의 시집을 골라
버릇처럼 제목으로 지어진 시를 먼저 찾아서 읽는다.
당신의 세계는
어떤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오래도록 바라보는 바다를 취급하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소포는 오지 않고
내 마음속 치욕과 앙금이 많은 것도 재밌어서
나는 오늘도
아무리 희미해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여전히 바다 같은 작약을 빗소리를
오래오래 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시를 읽어야지.
시 같은 말을 내뱉지는 못할지라도
시 같은 마음을 타인에게 전해 주어야지.
▶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 김경미 / 민음사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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