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크/수다

Roger Federer의 하강

고홍석 2023. 2.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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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페더러(Roger Federer)가 은퇴를 한단다.

만41세인 그는 그랜드 슬램(4대메이저 대회)와 투어 경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위스 바젤에서 볼키즈(Ball kids)로 테니스에 입문한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우아하고 창의적이며 강한 테니스 선수였다.

그에게 테니스 황제라는 칭호는 당연하며, 그가 서비스 라인에서 서브를 넣을 때의 폼은 테니스 교과서에 실려도 좋을 만큼 완벽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더 이상 그의 테니스를 보지 못한다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누군가가 어떤 기술의 정점에 올랐다가 체력과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오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아마 가장 아쉬운 사람이야 본인이겠지만.

그럼에도 미련을 두고서라도 놓을 수 있는 것, 자신이 누려온 것에 대해, 행여 그것이 자신의 노력에 비롯된 것이라도 주변인과 타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가장 멋있는 '하강' 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비상'만 말하지 '하강'을 말하지는 않는다.

 

서브는 공을 공중에 가장 높은 지점에서 떨어지기 바로 전에 라켓으로 쳐야 강하게 상대 코트로 들어간다.

올라 갔을 때, 정점이었을 때를 알아야 서브가 상대를 당황시키는 서브가 가능한 것이다.

그 지점을 잘 안다는 것. 

올라가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이제 떨어질 것 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시 한번 페더러가 윔블던의 초록색 코트에서 우아한 폼으로 서브를 넣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지만 욕심이겠지.

그의 하강이 더 아름답다.

 

 

 

로저페더러(Roger Federer), 1981년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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