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세이

허송세월 - 김훈

고홍석 2024. 8. 10. 12:36

문화적으로 어른이라고 불릴만 한 사람이 두 분 계시는데, 한 분은 얼마전 돌아가신 김민기씨이고, 또 한분은 김훈 작가인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시대를 살아내면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두 사람은 딱 그런 사람이다.

오랜만에 나온 김훈작가의 '허송세월'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서슬 퍼렇고 날카로운 그의 문장은 이 책에서 힘이 빠진다.

힘을 뺀다고 고수가 하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날이 선 고수이며 힘을 뺀 문장 안에서도 날카로움은 잃지 않는다.

나이든 남자의 산문이라고 해서 세월의 무상함이나 쓰고 있는 글은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을 빛과 볕으로 가득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더운 여름 그의 글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숙연해 하기도 한다. 

인쇄된 책에서도 마치 원고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가 부디 오래동안 연필을 쥐고 원고지에 글을 써내려가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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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훈. 그가 《연필로 쓰기》 이후 5년 만에 독자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산문으로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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