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디스크
콤팩트 디스크, CD라고 부른다.
필립스라는 회사에서 개발했으며, 지휘자 카라얀이 74분짜리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한 장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해서 지금의 저장 용량이 정해졌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요즘에는 찾아보기도 힘든 매체이지만, 본격적으로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음향으로 소리를 듣게 해준 고마운 매체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전에는 비싼 돈을 줘야 좋아하는 가수의 CD 음반을 살 수가 있었다.
학생 식당 밥값이 900원 하던 시절에 기만원 씩 하는 CD음반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큰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 이었다.
대학교 2학년 올라가던 봄에 공과대학교 건물 공중전화기 박스 앞에서 JH는 나에게 CD 두 장을 내밀었다.
'음악 좋아한다고 들어서.' 라며 수줍게 내밀던 녀석과 2년 넘게 만났지만, 이제는 얼굴조차 생각나질 않는다. (미안하다)
당시의 음반들은 CD 속지도 신경을 써서 만들고, 가사와 함께 작곡자, 작사자, 편곡자 심지어 세션으로 참가한 연주자 이름까지 들어있었다. 그래서 하나하나 읽으면서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었다.
스트리밍의 음악이 공유라면 음반의 음악은 소유였다.
다르게 말하면, 라디오가 아니면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은 돈이 드는 행위였다.
기억은 시각보다 청각이나 후각이 더 오래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JH의 얼굴은 기억이 남지 않지만, 이어폰 하나를 나눠 꽂고 들었던 그 때의 음악을 들으면 그날이 고스란히 기억이 난다.
내 청춘의 연가였던 음악과 가수들은 여태까지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날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공일오비 6집에서 좋아하던 4번 트랙 '성모의 눈물' 이라는 연주곡을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하모니카 연주는 그 유명한 'Lee Oskar', 피아노는 '정석원', 기타는 '장호일', 백보컬은 '조규찬' 이 맡았다.
사운드가 여전히 좋은데, 당시 서울스튜디오의 '노양수' 가 엔지니어를 맡았다.
JH가 당시 선물해 준 음반.
https://open.spotify.com/track/1E9TIXH1B4XdAmOLNTM7Pg?si=3cbd93a578424ff3
Stranger
Exhibition · Song · 1996
open.spotify.com
https://open.spotify.com/track/6LuQUJ4defoovURYGCZwsM?si=33757ce796df4df9
성모의 눈물 For Desperado
015B, Lee Oskar · Song · 1996
open.spotify.com
사족.
놀랍게도 '전람회'의 김동률과 공일오비의 '정석원'은 아직까지 활동을 한다.
전람회 CD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